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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01 18:01
산후우울증
 글쓴이 : 현클리닉
조회 : 6,930  
산후우울증

산후 우울증은 임신과 출산을 전후해서 발생하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에 기인한다.
임신한 여성의 태반은 임신 7-8주경부터 코티졸분비유리인자(CRF)라고 하는 스트레스물질을 분비한다. CRF는 원래 중추신경에서 분비되는데 말초 장기 중에서는 태반이 거의 유일하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CRF의 성격은 뇌에서 분비되는 그것과 동일하여 뇌하수체, 부신을 거쳐 혈중 코티졸 농도를 높이게 된다. 산모의 입장에서 태아는 ‘내가 아닌 개체’(foreign body)이며 높은 코티졸 농도는 태아를 보호하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신비로운 현상이다. 하지만 출산과 함께 태반도 빠져 나감으로써 출산후 산모의 CRF 신경기능에는 큰 공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호르몬의 공백 상태가 정상 수준을 되찾는데 12주 가량의 기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중 여성은 다양한 정신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가볍게는 산후우울감(postpartum blue)에서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심한 경우 산후정신증(postpartum psychosis) 등이 그러하다.

산후 우울증은 CRF신경기능의 위축과 관련되므로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대단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일반) 주요우울증과 산후 우울증은 교차 발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주요우울증을 앓은 기왕력이 있을 경우 산후에 우울증이 시작되었더라도 산후우울증은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장기간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주요우울증에 비해 산후우울증의 경우 신경 손상의 정도는 경미할 수 있지만 증상은 더 기괴할 수 있다. 인지 기능의 왜곡과 분노 조절의 어려움이 동반되는 등 일종의 섬망 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산후우울증과 산후정신증의 병태생리는 일반적인 정신증과 우울증의 차이만큼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산후정신증과 산후우울증은 둘다 심할 경우 영아살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을 경우 비교적 빨리, 그리고 완전히 회복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산후우울증이 의심될 경우 모유수유는 잠시 접는 것이 좋다. 수유로 인한 옥시토신 분비는 인지왜곡, 배타적인 태도(나만 아이를 돌볼 수 있다)를 강화할 수 있다. 수유 때문에 우울증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산후우울증의 소지가 있을 때는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옥시토신은 강력한 항스트레스 작용과 함께 엄마와 아이 사이의 친밀감에 기여하는 위대한 호르몬이다. 모성처럼, 위대한 것일수록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것 같다. 영아 살해의 이면에는 “나만이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다”며 스스로를 지치고 눈멀게 하는 극단적인 모성이 자리할 수 있다.
자연의 이치를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지만 막을 수 있는 비극은 막아야 되지 않을까?

벌써 2월이다. 백호랑이해라고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생명과 모성이 충분히 보호되고 축복받는 토양이 배양되기를 기대한다.
                                                                                       

                                                                                  현클리닉 원장 /정신과 전문의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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